상의는 과감한 검정탱크탑위에 실루엣이 비치는 하얀 가디건,하의는 연한 청 핫팬츠다! 나는 엄두도 못낼 패션이다. 그런데 그사람에겐 너무나 잘 어울린다. 풍기는 분위기와 적당히 마른 몸에 운동으로 다져진 잔근육이 적절히 조화되어 범상치 않은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내가 봐도 내가 이렇게 멋있을 수가 있구나...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아니지, 엄밀히 말하면 내가 아닌 완전 딴사람이지만, 내가 원래 꿈꿨던 이상형의 내모습이라 지금의 내 모습을 찬찬히 다시 보게 된다. 일년365일 온몸의 굴곡을 다가려주는 루즈한 캐주얼 차림에 치마는 절대 안입고, 과감한 복장도 절대 놉. 편하고 가벼운 옷을 선호하는 건 그 사람이나 나나 똑같은데, 취향은 완전 다르다.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복장에 상대적으로 가릴게 ..
내가 즐겨먹지 않는 샐러드, 신선한 채소와 과일들이다. 지금의 나와 완벽히 다른 식성의 그 사람은 그래서인지 나보다 훨씬 젊어보이고 탄력있고 광채가 나는 피부와 근육을 가지고 있었다. 흠.. 내 모습도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육류를 즐겨먹는 나보단 확실히 맑고 쾌활해보인다. 먹는것이 곧 그 사람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은듯 하다. 그가 살고 있는 곳도 내가 살고 있는 지구와 거의 똑같은 환경이라고 했다. 다만 인구수는 훨씬 적어서 초록초록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는 곳이 많고 물과 공기가 훨씬 깨끗하다고 한다. 만성질병이나 전염병도 거의 없어 100살 넘어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이 넘쳐난다고 한다. 이쯤되면 지상낙원아닌가? 오염되지 않은 공기와 물에서 자란 먹거리들이 그를 빛나게 해주는 것 같다..
지금 이순간이다. 나를 보고도 놀라지 않고 너무나 침착하고 평온한 표정으로 상큼하게 웃으며 말할리가 없기 때문이다."여기가 또 다른 지구군요. 반가워요. 이런 날이 올 줄 저는 믿고 있었어요" 또다른 우주가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은 해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구체적인 실체로 볼 줄이야. 그 사람이 어떻게 평행우주에서 왔는지 확신하냐고? 그건.. 그 사람은 또다른 나였기 때문이다. 전신거울을 앞에두고 얘기하듯 너무나 똑같은 또다른 나?는 그러나 분명 겉모습은 나지만 겉모습을 빼곤 전혀 내가 아니었다. 아찔한 현기증에 순간 넘어질 뻔한 나를 그 사람은 친절히 잡아주며 " 많이 혼란스러울거에요. 그치만 나는 당신과 전혀 다른 인격체에요. 당신이 선택하지 않거나 하지 않은 모든 행동, 가지 않은 길이 제 인생이..
그 아이는 나의 모든 수업내용을 스펀지처럼 흡수해서 내 필체, 나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가르친 것을 그대로 거부감 없이 모방하는 것은 창작의 첫 단계에서 중요하지만, 이건 너무나 나보다 더 나인듯한 글을 보고 있자니 훌륭한 제자를 양성했다는 뿌듯함은 잠시뿐 , 나를 철저히 모방해서 나인척 하는 기괴한 그 아이의 행동에 소름이 쫙 돋았다. 나의 글 스타일 뿐 아니라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머릿속 생각까지 궁금해하며 닮고 싶어하는 그 아이는 평소 너무나 얌전하고 예의바르며 늘 앞자리에서 나로부터 시선을 떼지않고 열심히 집중하는 모습이 참 예뻤던 아이인데... 왜 나를 닮고 싶어하는지 너무 궁금해 의도를 꼭 알고 싶어 그 아이의 다른 글들을 죽 읽어보니 환경이 참 불우했던 아이였다. 어렸을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