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Woman at a Sunny Window | 칼 빌헬름 홀소에 (Carl Vilhelm Holsoe) | 년도 미상 상상을 해봅니다. 따사로운 오후 햇살이 은은하게 창가를 비추고 있고 의자에서 의류손질작업을 하고 있던 여성은 넌지시 창문 바깥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요. 오후의 늦은 햇살인지, 아침의 싱그러운 햇빛인지 알 수 없습니다. 여성의 손에 들린 하얀 물건이 옷감다발인지, 미술종이뭉치인지, 그리고 여성 앞의 작은 탁자 위에 있는 물건들도 대략적으로 유추해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림을 읽는 방법은 보는 이의 상상력과 개인적 경험에 의거해 수많은 생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즉 그림의 해석엔 정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목 그대로 '햇빛이 잘 드는 창가의 여인'은 ..
A Wintry Moon | 존 앳킨슨 그림쇼(John Atkinson Grimshaw) | 1886 스산하고 축축한 한기가 느껴지는 거리의 밤 풍경입니다. 인적 없는 거리에 마차한대가 외롭게 지나가고 나무들은 잎하나 없이 메마른 자태를 드러내며 늘어서 있습니다. 밤거리인데 어둡지 않은 이유가 하늘에 높이 뜬 달빛이 대낮처럼 밝기 때문일 겁니다. 몽환적이며 고독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그림은 그림쇼의 '겨울 달'입니다.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차가운 겨울대기에 높이 뜬 달이 이 그림의 매력적인 주인공이어선지 자칫 귀곡산장 같은 주변풍경들이 달빛에 많이 순화되어 부드럽게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거리에 가로등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즉 인위적인 인공조명이 없어 자연의 달빛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
The Misses Vickers | 존 싱어 사전트( John Singer Sargent) | 1884 여성 셋이 각기 다른 포즈로 편안하게 앉아 있습니다. 세사람다 시선이 제각각입니다. 화면에 시선을 똑바로 응시하는 오른쪽 여성, 책에 다소곳이 시선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여성, 화면 먼 쪽을 아련하게 응시하는 여성 모두 편안하고 어딘가 기품 있는 기운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세 여성 모두 비슷하게 닮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 세 자매로 추정됩니다. 20대 초반의 풋풋하고 생기 있는 아름다운 한 시절을 화폭에 담은 것 같습니다. 맨 오른쪽 여성이 나머지 두 명에 비해 원숙미가 느껴지는 걸로 보아 첫째로 추측이 되며 가운데 여성은 둘째, 마지막 하얀 시폰 드레스를 입은 여성은 막내로 보입니다. 제목에서..
Silent night/Happy christmas | 비고 요한센 (Viggo Johansen) | 1891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비고 요한센의 '고요한 밤'입니다. 크리스마스 밤 온 가족이 강강술래 하듯이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둘러싸고 캐럴을 부르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아이들의 몸짓은 생동감 있게 제각각 다채로운 포즈를 취하며 트리를 바라보며 있고 맨 오른쪽 앞 여성은 따스하게 옆의 아이 얼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마 이 아이들의 어머니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 그림의 압권은 트리의 전구빛에 비추인 사람들의 모습을 밝은 앞모습과 어두운 뒷모습으로 나누어 섬세하게 표현한 점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일 년 중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명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