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었다. 한계에 다다랐으니... 없는 살림에 보태준거라 내가 받아야 할 돈을 1년이나 기다려줬는데 돌아온 답은 기약이 없다고 하고,,, 설상가상으로 시한부 암선고를 받아 내게 남은 시간은 기껏해야 3개월... 극심한 통증에 정신이 혼미해져가는 상황에서도 병원에서 죽는건 절대 안될일. 내겐 부양해야할 가족이 있다. 엄청난 고통에 마약성 진통제의 최고단계를 처방받아 지금도 그 마약?에 의존해서 대화를 시도했지만 씨알도 안먹힌다. 배째라는 저 베짱에 눈이 뒤집힌다. 화장실 간 틈에 난 방을 샅샅이 뒤져본다. 이럴 의도는 절대 아니었지만,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나한테 남은 시간은 없는데,, 빌려간 피같은 돈은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니, 이성적 판단이 설 자리가 없다. 그럼 나혼자 가지 않을거야....
아유.. 지저분해. 10대들이 놀다갔나? 세상에.. 맥주와 소주를 도대체 얼마나 마신거야.. 하나,둘,, 맥주캔은 20개에,,소주는 7병... 치킨은 도대체 몇마리 시킨거야.. 하긴,, 사장님이 요즘 젊은애들 때문에 방 받기 싫다고 하더니만.. 이건 너무 심하네. 좀 대충이라도 치우고 가지.. 방이 원룸이라 다행히 면적이 적어 오래걸리지 않겠지만,, 우리집이 이 모양 이꼴이면애들 치울때까지 가만히 놔둘거야. 가만있자.. 묵었던 손님 명단이 있었지. 오호, 딱걸렸어. 남자 2명, 여자2명이라.. 흠.. 예상이 되는 상황이군.. 이방은 2명 이상은 못받는 방인데,,, 하긴 요즘 확인도 안하고 들락날락하니,, 의미가 없겠지. 화장대는 거의 건드리지 않아서 다행히 깨끗하네.. 드라이기도 있고,, 근..
두 팔은 살짝 벌린채 바다로 향하는 뒷모습은 마치 어떤 경건한 의식을 치르는듯한 신중한 몸짓이었고 서두르는 기색이 없는 조심스럽고 차분한 발걸음이었다. 노을이 살짝 지기 시작하는 오후 5시. 평화롭고 아름다운 시골 어촌의 한적한 바닷가에 눈에 확띄는 강렬한 빨간색 긴 원피스 차림으로 바다로 향하는 한 여자. 결코 평범한 일상의 풍경모습은 아니다. 그러니 이 조그만 모텔의3층에 묵고 있는 내가 베란다에서 초집중을 하며 볼 수 밖에. 실연당한 여자인가? 아님, 정신이 안좋은? 어떻게 저런 원색의 빨간 드레스를 입고 돌아다닐 생각을 하지? 그 여자의 행동이 너무 궁금하여 들고있던 커피가 식는줄도 모르고 여자의 뒷모습을 계속 쫒고 있다. 음? 그런데 저 여자,,, 바다속으로 들어가는데?? 설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