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년 00월00일 00시00분 내 몸과 입을 즐겁게 해준 다수의 맥주캔과 삼다수페트병, 그리고 테이크아웃한 커피 종이컵들의 사망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이들은 내 생활과 뗄레야 뗄수 없는 엄청 각별하고 절친한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내용물을 온전히 나의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그들의 몸을 내주고 장렬히 전사?했습니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다시 새롭게(재활용) 태어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잘 구별하여 묻어(분리수거)주겠습니다.계속해서 이들은 나를 위해 희생?해 주겠지만 나는 그들을 위해 진정한 애도를 해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이번 부고를 통해 더 철저히 그들이 나에게 어떠한 존재들이었는지 한번더 애틋하게 생각해보고 이별의식도 더 경건?(철저한 분리수거)하게 치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번도 내..
두 사람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의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아파치족 인디언들의 결혼축시- * 내 몸 하나 건사하는 것도 귀찮아했던 내가 이제껏 20년을 무탈히 평온하게 잘 지내온 것은 아마 항상 곁에 있어주었던 반려자 덕분이 아닌가 싶다. 늘 세심하게 챙겨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고 마..
끔찍한 기억과 거기에 음식을 떠올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아주 보기드물게 특별한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 게다가 어렸을 때면 다행히?도 기억하기 싫지만 강제로 끄집어낸다면 중화음식이다. 중학생때쯤인가.. 아버지 본인의 직장생활이 힘드셔서 가족에게 화풀이?를 심하게 하신 후 미안한 마음에 본인이 좋아하는 중국집 음식중 짬뽕, 자장면, 탕수육, 팔보채 등을 풀세트로 배달시켜서 거의 강제로 먹게 한 기억이 있다.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든 뒤,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억지로 먹게 된 이 중국집 음식들이 그때 당시 얼마나 역겨웠던지.... 그냥 온 정신이 쏙 빠져나간 멍한 상태로 눈은 울어서 벌건 산송장 몰골로 집어든 자장면 면발이 참....지렁이들을 입에 넣은듯 억지로 우겨넣고 뱉지도 못하고 입안에 머금다가 간신히 넘..
만일 만일 네가 모든 걸 잃었고 모두가 너를 비난할 때 너 자신이 머리를 똑바로 쳐들 수 있다면, 만일 모든 사람이 너를 의심할 때 너 자신은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다면, 만일 네가 기다릴 수 있고 또한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 수 있다면, 거짓이 들리더라도 거짓과 타협하지 않으며 미움을 받더라도그 미움에 지지 않을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너무 선한체 하지 않고 너무 지혜로운 말들을 늘어놓지않을 수 있다면,만일 네가 꿈을 갖더라도 그 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 또한 네가 어떤 생각을갖더라도 그 생각이 유일한 목표가 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인생의 길에서 성공과 실패를 만나더라도 그 두 가지를 똑같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네가 말한 진실이 왜곡되어 바보들이 너를 욕하더라도 너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