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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또 다른 섬들 중의 하나인 비양도를 드디어 찾았다.
협재에서 보면 늘 가까이 보이는 꼭 가보고 싶었던 이곳을 제주의 변덕스럽고 추운날씨에 엄두도 못내다가
4월의 딱 절반되는 화창한 날, 약간의 바람은 이젠 애교수준으로 웃어넘기며 드디어 입도 고고!
편도15분, 왕복 30분이 걸리는데 생각외로 조금 시간이 걸린다는 느낌이 든다. 협재에서 보면 왠지
헤엄쳐서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은 거리라는 착각이 들었단 말이지.
방문전 온라인으로 검색도 해보고 주변 사람들한테 얻은 정보로는 섬 한바퀴 도는데 1시간도 안걸리는
약간은 아쉽고 시시한 트래킹코스라고. 설마, 그래도 주민들도 거주하는 섬인데
충분히 운동량을 뽑을 수 있는 걷기거리는 나오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으로 비양도 선착장 도착.
선착장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모습들이 마을 풍경의 전부라고 해도 될 만큼 너무
소박한 모습에 조금은 놀랐다. 기대를 좀 많이 했나보다.
평일 화요일, 아직은 휴가철도 제주도의 성수기 시즌도 아니라 입도한 관광객이 적었지만,
주말이나 휴가시즌 사람들로 이 작은 섬이 북적이면 음.. 정신없을 듯 싶다.
평일에 찾으시길.
본격적인 트래킹을 하기전 속을 든든히.
우연히 보게 된 윤택님이 찍은 유튜버에 나온 보말이야기 식당을 그닥 큰 감흥없이 선택한 후
(솔직히 이젠 영상이나 블로그, 인스타에서 광고하는 맛집들을 별 기대하지 않은지 오래라)
너무 기대하지 않고 먹어서인가... 예상외로 맛있었다.
보말칼국수는 개인적으로 10점중 8점, 내입엔 심심한듯하지만 전체적으로 깊으면서도 깔끔한 맛이
여사장님의 예사롭지 않은 손맛을 톡톡히 느낄 수 있었고, 특히 보말전!! 전이 이렇게 달콤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맛있을 수 있다니! 전을 즐겨먹지 않고 어쩌다 먹어보는 내 입맛엔 환상적인 맛이었다. 단호박과 파가 아낌없이
두툼하게 들어갔는데, 어떻게 이렇게 겉돌지 않고 잘 부쳤지?
같이 동반한 동반자도 엄지척을 할 정도면 맛 인정이지 않을까. 반찬들도 시골 어르신들의 찐손맛.
인공 조미료의 감칠맛이 아닌 느끼하거나 텁텁하지 않은 찐도민의 손맛을 느끼고 싶다면 조심히 추천해 본다.
단, 가격은 특수 관광지?라 생각하면 이해되는 수준이라고 나를 설득시키고 싶다.
일단 해안로 산책로를 적당히 기분좋게 마신 막걸리의 힘을 빌려 호쾌하게 걷기시작,
잉? 에게? 하는 30분정도에 한바퀴 다 돌다니.. 걷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너무나 아쉬운 거리였다.
적당히 쉬엄쉬엄 쉬며 걷는 여행자들에게는 적절한 거리일 수도.
어쨌든 배 떠나는 시간 3시30분까지 2시간 넘게 남아서 짧게 고민하다
또다른 코스인 비양봉 산책로까지 큰 망설임없이 오르기 시작했는데.. 어이구야..
짧지만 경사가 크게 져서 올라갈 때마다 곡소리..
운동부족을 심하게 자책했다. 이젠 젊지 않구나를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랄까..근력 운동 열심히 해야지. 그 순간만큼은 각성만땅.
두 코스를 다 돌고도 1시간이나 남은 시간을 어찌할까 하다, 거의 수순대로 카페를 찾았다.
독보적인 바다뷰가 멋진 비양도에서 제일 눈에 띄는 카페에 제일 전망좋은 좌석에 앉아 먹어본
눈꽃 팥빙수는 압도적인 양과 비쥬얼엔 흡족. 그러나 음.. 달콤한 맛이 하나도 안나서
(단걸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도 팥빙수가 이렇게 달지 않을수가?신기했다.)아쉽긴 하지만 머.. 건강엔 좋겠지.
그냥 아이스아메리카노 마실껄..
이로서 비양도의 짧은 트래킹은 끝났는데, 섬규모가 생각외로 너무 작아 당황스럽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안가봤다면 한번쯤 꼭 와봐야 할 곳이라는 생각은 든다.
특히 봄날의 비양봉 올라가고 내려오는 마을 초입부터 난 길이 너무나 예뻤다. 말그래도 진짜 꽃길.
소박한 야생화가 지천으로 양쪽길에 피어 있는 풍경은 비양도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든 장소다.
그러나 비양도 뒷편의 민가가 없는 해안가는 바다 쓰레기가 꽤 많이 보였는데 밀려온건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건지 지천으로 널려있었고 폐가도 꽤 많이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대로 가다간 몇 년 뒤엔 비양도에 도민이 남아 있기나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제주 본토 협재에서 바라 본 비양도는 낭만의 섬으로 보였지만, 역시 멀리서 환상속의 그 섬으로
남겨 놓았어야 했나 하는.. 씁쓸한 감정도 어쩔 수없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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