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12개의 질문들

펜이 말을 한다면.. -2-

꿈꾸는 한여사 2024. 1. 26. 10:37
반응형

밀리의 서재

안녕 친구! 정말 오랫만에 나를 찾아줬구나.  나를 자주 사용해주고 아껴줬으면 너의 머릿속이 좀더 상쾌하게 정리되고 아이디어나 영감이 샘솟듯 분출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구나. 나의 흔적들이 지렁이가 기어가는 모양새든, 대충 휘갈겨 날려쓴 모양새든 난 신경쓰지 않았을거야. 무엇보다 난 나의 쓰임으로 인해 네가 빛나는 영감들을 잡아채어 네 인생이 내적으로 더 풍요로워지는 걸 원했거든. 뭐.. 지금에서야 나에게 생명을 줬어도 늦진 않았어. 이제라도 자주 사용할거지? 그런데 괜히 불안하네.. 요즘 사람들은 끄적거리는걸 귀찮아해서 핸드폰 메모장이나, 태블릿,PC를 많이 사용하던데.. 키보드에 내자리를 빼앗긴 느낌이야. 그래도 글씨는 손맛이지 않을까? 뭐든 직접 적고 써봐야 머리속에 정리도 잘되고 기억도 잘되고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내 자랑을 이렇게 해도 친구! 알아 벌써 디지털기기에 네 마음이 홀라당 가있는거,, 나는 가끔 전화번호나 받아써야 하는  급한 상황일때만 쓰이겠지... 옆에 종이쪼가리라도 없으면 더 짜증날테고..거기다 심이 나오다 안나오면..생각도 하기 싫네.ㅎㅎ 그래 쿨하게 전부 인정! 대신 키보드라도 엄청 열심히 두들겨줘라. 너의 생각과 아이디어와 영감을 자판에 힘을 실어 꾹꾹 눌러주란 말이야. 모두 너를 위해 난 존재하니까. 또 보자고!

 

 

* 요즘 시대에 볼펜을 쓸 일이 크게 없어져서 진짜 24시간 들여다보는 핸드폰속 메모장이나 태블릿으로 펜을 대신하고 있다.

그런데 가방에 펜이랑 조그만 수첩은 신기하게도 항상 지니고 다니는 걸 보면 아직 펜의 용도를 잊지 않고 있는것 같다.가끔은 써줘야지. 안그럼 제대로 쓰는 법도 잊을듯.. 이러다 손글씨가 귀해지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싶다. 아날로그식 순수한 손글씨가.

 

 

'712개의 질문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회용들의 무덤 -6-  (2) 2024.02.01
중국집 음식 -5-  (0) 2024.01.30
나답게 내식대로 -4-  (0) 2024.01.28
양궁과쇼트트랙만 기억나 -3-  (0) 2024.01.27
나를 어떻게 묘사할까 -1-  (2) 2024.01.2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