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12개의 질문들

중국집 음식 -5-

꿈꾸는 한여사 2024. 1. 30. 17:17
반응형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 강제소환

 

  끔찍한 기억과 거기에 음식을 떠올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아주 보기드물게 특별한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 게다가 어렸을 때면

다행히?도  기억하기 싫지만 강제로 끄집어낸다면 중화음식이다.  중학생때쯤인가.. 아버지 본인의 직장생활이 힘드셔서 가족에게 화풀이?를 심하게 하신 후 미안한 마음에 본인이 좋아하는 중국집 음식중 짬뽕, 자장면, 탕수육, 팔보채 등을 풀세트로  배달시켜서 거의 강제로 먹게 한 기억이 있다.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든 뒤,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억지로 먹게 된 이 중국집 음식들이 그때 당시 얼마나 역겨웠던지.... 그냥 온 정신이 쏙 빠져나간 멍한 상태로 눈은 울어서 벌건 산송장 몰골로 집어든 자장면 면발이 참....지렁이들을 입에 넣은듯 억지로 우겨넣고 뱉지도 못하고 입안에 머금다가 간신히 넘긴 기억이 난다.

기억이 왜곡될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이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자주 있었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된다.

다행인지 모르나, 지금은 중화음식에 거부감이 전혀없다. 지금 생각해봐도 트라우마가 생겨 중국음식을 싫어할만도 할 거 같은데 성격이 담아두고 오래 끌고가거나 안좋은 기억을 두고두고 곱씹어 회상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천만 다행인 듯하다.

그래도 일부러 자주 찾아먹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가끔 배달 시켜먹으면 희한하게도 맛있게 먹고 항상 뒷끝이 소화가 잘 안되는 더부룩한 느낌적인 느낌은 음....그냥 기분탓일까, 아님 면이라 소화가 잘안되는 건지, 아님 내 정신은 괜찮다고 말하는데  몸은 그때 당시 상황을 기억하고 거부하고 있는건지 헷갈리긴 하다.  

 

'712개의 질문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처럼 자유롭게 -7-  (2) 2024.02.03
일회용들의 무덤 -6-  (2) 2024.02.01
나답게 내식대로 -4-  (0) 2024.01.28
양궁과쇼트트랙만 기억나 -3-  (0) 2024.01.27
펜이 말을 한다면.. -2-  (0) 2024.01.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