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그림읽기

클림트의 휴식처, 아터제 호수

꿈꾸는 한여사 2022. 11. 17. 02:01
반응형

 

                                                         On lake Attersee   |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 1900 

 

 

 오스트리아의 휴양지로 유명한 아터제 호수는 클림트가 그의 연인 에밀리 플뢰게와 1900~1916년 동안 매 여름마다 휴가를 보낸 아름다운 호수입니다.  아터제의 물 빛깔은 영롱한 옥색과 민트색, 청록색, 코발트블루 등 독특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연인과 매해 여름휴가를 이곳에서  보낼 정도로 클림트에겐 아터제 호수가 소중하고 중요한 장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던 곳이었을 겁니다.

호수를 보며 복잡한 도시 생활의 고단함을 잊어버리고 호수가 주는 고요함과 아름다운 색채에 영혼까지 쉴 수 있는 평안함을 누렸던 것 같습니다.   동시에 작업에 더 매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해가는 진정한 휴식처였습니다.  

그림의 특징을 보면 잔잔한 호수의 물결을 청록색 반점으로 묘사하여 앞쪽에  사선 방향으로 배치해 위쪽으로 갈수록 축소되는 독특한 구도를 보여줍니다.  클림트는  아터제의  물빛을 앞쪽엔 밝은 민트색으로 표현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호수의 깊이를 알 수 있는  여러 색상으로 랜더링 했습니다.  수평선 오른쪽 끝 모서리에는 리츨베르그 섬을 표현함으로써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도  있을 그림의 구도를 독특하게 잡아주고 있습니다.  

     클림트의 따스하고 행복한 시선이 머문 아터제 호수의 한 장소가 캔버스에  독특하고 아름다운 색채로 재현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잔잔한 울림을 주는 작품입니다. 실제로 이 작품을 찾는 적지 않은 현대인들이 다양한 액자형태의 카피 작품을 구매해 집이나 회사에 걸어두고 있습니다. 그만큼 복잡하고 피로가 누적된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도 클림트의 아터제 호수는 쉼과 위안을 주는 작품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 ( Gustav Klimt  1862~1918 )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빈 미술가협회의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원로회원들의 작품에 반기를 들고 '빈 분리파'를 결성한 화가입니다. '빈 분리파'는  예술의 자유와 혁신을 외치며  시대의 검열과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솔직 대담하고  감각적인 예술을 추구했습니다. 클림트는 '빈 분리파'의 개회식과 첫 번째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지만  성과 나체를 대담하고 자유분방하게  표현하면서 시대의 선을 넘는 아슬한 줄다리기를 감행한 클림트의 그림들은 결국 대중들 뿐만 아니라 '빈 분리파'에서도 지지를 잃고 외면받게 됩니다.  

 그러나 오히려 분리파를 떠남으로써 진정한 분리를 이룬 클림트는 더욱 독자적이고 대담한 작품세계를 구축해가게 됩니다.

어차피  고집 세고  단체생활에 어울리지 않던 그에겐 최상의 작업 요건이 만들어진 것이 됩니다. 개인적이고 어디에도 얽매이고 싶어 하지 않던 자유로운 사상을 여과 없이 캔버스에  분출하게 되는데  그 소재가 평생  '여성', 사랑하는 연인들'이었습니다. 그는  사생활을  철저히 숨겼고 폐쇄적인 생활을 유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림에 대한 어떠한 설명과 인터뷰를  생전에 한 번도 하지 않아 오직 그림과 주변의 교류했던 인물들을  통해 그의 사상과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여성에 대해 이보다 더 잘 이해하고 표현한 화가는 없을 정도로 평생 동안 클림트는 여성의 몸을 소재삼아 모델이 되어준 여성들을 성녀 아니면 창녀의 이미지를 혼재해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와 패턴, 황금색과 노란색으로  즐겨 사용해서 표현했습니다. 그중 그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여성 3명이  있었습니다. 그의 직업 모델이었던 여성들 대다수는 육체적 관계에서 끝났지만 관계를 맺었어도  자식 둘을  유일하게 인정받은 여성, 미치 침머만과  육체적인 사랑과 정신적인 사랑의 경계선상에 있던  또 한 명의 여성 블로흐 바우어는  클림트의 주요 후원자이자 가장 선호한 모델이었습니다.  그녀를 통해 상류층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부유한 삶을 누리면서 작품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현실적인 힘을 얻었습니다.  마지막  여성은  정신적이고  진정한 안식처인 연인, 에밀리 플뢰게였습니다. 에밀리는 평생 클림트와 플라토닉 사랑을 하면서 그를 이해하고 조용히 지지해주고 바라봐주었습니다.  클림트의 마지막을  지킨 그녀는 그에게 어머니 같은 성녀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았을까 추측됩니다. 세 여성을 통해 클림트는 여성에 대한 자신의 세계관을 그림에 상징적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자유분방한 사생활이 알려지는 게 껄끄러운 대신  그림을 통해 세상에 발산하고자 했던 그의 생각은  이 문장에 다 담겨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나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은 내 그림을 유심히 봐야 합니다."-존재하지 않는 자화상에 대한 논평에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