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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읽기

로렌스 알마타데마의 눈부신 기대

꿈꾸는 한여사 2022. 11. 2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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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  | 로렌스 알마 타데마 (Lawrence Alma-Tadema) | 1885

 

  새하얀 대리석에 푸른 바다와 하늘의 선명한 색채를 대비시키고  넓게 화면을 분할시켜 공간감의 넓이를 구현한 이 그림은  영국 고전주의 화가 로렌스 알마타데마의 그림 중 하나인 '기대'입니다.  그의 작품들 중 대리석 건축물에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장소에  인물을 배치해 그린 작품이 유독 많은 이유는 폼페이와 로마의 고대 유적지, 르네상스 시대의 풍요와 향수를 표현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배경에 보통 로렌스는 남성과 여성, 아니면 여성들 복수로 그려 넣었는데 이 그림에서는 여인 홀로 옆모습으로 앉아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기대'라는 타이틀을 넣은 것은  작가의 의도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로마시대 토가를 입은듯한 여인은 눈부신 한낮의 태양을 등지고 바다 건너 섬마을을 어떤 기대감을 갖고  이마에 손 차양막을 만들어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요? 사랑하는 연인이 살고 있는 마을인지, 보고픈 가족인지 아니면  친구들인지 그들과 함께 하고픈 기대가 느껴집니다. 행복하고 나른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그림 속 여인의 기대감에  저만의 기대감을 얹어봅니다. 또한 여인의 행복한 모습이 추측이 되는 것은 그림 오른쪽에 분홍 꽃나무를 배치함으로써 기대감이 풍부해집니다.  분홍은 사랑의 색이자 따스함, 행복, 기대, 희망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색이기에  그림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그림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풍요로움과 나른하고 행복한 기대감이라면  이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코 흰 대리석 건축물일 것입니다. 그림 전체를 압도적으로 채우고 있는 흰 대리석은 사진을 찍은 듯 선명하고 정교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로렌스는 고대 건축물의 디테일한 묘사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특히  대리석의 세부적이고 탁월한 질감 묘사 능력은 그를 '대리석의 화가'라고 부를 만큼  뛰어났습니다.  대리석의 차갑고 서늘한 기운이 손대면  금방이라도 느껴질 만큼 디테일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분홍꽃나무에서 떨어진 꽃잎이 대리석에 떨어져 흩뿌려져 있는 모습도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여인의 앉아 있는 등 뒤로 해가 비쳐 대리석에 그림자 진  음영과 꽃나무 그림자도 빠지지 않고 묘사되어 처음 이 그림을 보았을 때 사진을 찍어놓은 것인지 착각했을 정도로 건축물 묘사가 뛰어난 화가입니다. 

  우리는 혼자 고독하게 있을 수 있을 때 , 군중과 무리에서 떨어져 가만히 나와 마주할 때 행복한 내적 휴양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가슴속에 몽실몽실 떠오르는 희망과 미래에 대한 기대도 품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로렌스  알마 타데마 (Lawrence Alma-Tadema 1836~1912)

 네덜란드 태생의 영국 초상화가이자 풍경화가입니다.  고전주의 양식의 화풍을 가진 그는 라파엘 전파의  영향도 받아  화려하고 풍부한 색채와 밝고 탁월한 사실적 표현으로 고대 로마인들의 생활상과 장식품, 건축물 묘사에 뛰어났습니다.  

부지런하고 다소 강박적으로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가진 그는 그림 소재를 얻기 위해  이탈리아 고대 유적지를 직접 여행하고 많은 서적과 방대한 사진들의 열성적인 자료수집과 분석을 통해 작품의 정확성과 완벽함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그린 모든 그림의  세부적인 구성과 건축학적 선의 설정에 민감해 본인의 높은 기준에 충족될 때까지 그림을 반복적으로 재작 업했다고 합니다.  특히 금속, 대리석, 도자기, 꽃 같은 사물들의 빛에 의한 반사 표현을 사실적 질감으로 탁월하게 묘사하는 게 놀랍도록 정교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를 비평하는 비평가들은 그의 작품들을 두고 박물관 카탈로그 같다고 빈정대기도 했습니다.  

 고대 로마인들의 향락적이고 퇴폐적인 나른한 모습을  눈부신 햇빛과 지중해의 푸른 바다, 고대 건축물을 배경으로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그 시대의 풍요로움과 향수를 엿볼 수 있는 그의 작품들은 그를 빅토리아 시대 화가들 중 가장 유명하면서 부유한 예술가들 중 한 명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그의 작품들은 19세기 고고학 연구와 고전의 시대상을 시각화하고 재해석하는데 귀중한 예술적 자료로  평가되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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