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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읽기

카유보트의 여유로운 바다

꿈꾸는 한여사 2022. 12. 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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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ascape, Regatta at Villers | 구스타브 카유보트 (Gustave Caillebotte) |1880-1884            

 

 제주도의 푸른 바다를 생각나게 하는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에 요트 한 척이 바닷가 근처에 여유롭게 떠있고 저 멀리 수평선 멀리 수많은 요트들이 듬성듬성 떠있는 아름다운 바다 풍경의 그림입니다.  해안가에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와 수심이 얕은지 맑은 옥색을 띠는 바다 색상을 저 멀리 수평선 끝까지  연하고  사실감 있게  표현했습니다.  물속의 암초와 해조류를 표현한 듯 어두운 색상을 해안가 근처 군데군데  배치해 그려놓았습니다.  하늘은 맑고 흰구름이 뭉게뭉게  퍼져있으며 전체적으로  마음이 평화롭고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개인적으로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그림들 중 가장 좋아하는 바다 풍경화입니다.  시원한 바다 풍경을 유독 좋아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거나 일상사에 지쳐 쉼이 필요할 때, 피곤이 쌓여있거나 풀리지 않는 문제로 머리가 아플 때  생각을 놓아버리고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눈이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휴식이 절실히 필요한 복잡한 도시생활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개인적으로 강력하게 추천하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재력가였던 카유보트의 이 풍경화는  고단하고 평생 가난했던 고흐의  바다 풍경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모든 것에 여유로웠던 카유보트의 마음 상태가 투영되어 표현된 듯한 수평선 끝까지 맑고 투명한  바다 풍경은 카유보트의  넉넉하고 풍요로운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그림 같습니다. 실제로 요트 경주 챔피언이었던 카유보트는 이 그림에서 본인의 일상사를 반영하여 그렸을 것 같습니다.  카유보트의 생활이 부럽고 질투가 살짝 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질투심도 잠시뿐  바로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투명하고 얕은 바다에 따뜻한 수온을 느끼며 온몸을 여유 있게 맡기면 일상사의 근심이 잠깐이나마 잔잔한 파도에 쓸려 가는 듯합니다. 그가 선사해준 아름다운 바다그림을 볼 때마다  눈과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을 풍요롭게 받을 수 있어 감사할 뿐입니다. 

 

구스타브  카유보트 (Gustave Caillebotte  1848~1894)

 프랑스 19세기 후기 인상파 화가이자 부유한 집안의 재력가로 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유산상속을 받은 일명 금수저 예술가입니다. 평생 돈 걱정 없이 부유한 삶을 살면서도 더 대단한 점은 그 재력을 아낌없이  동료 인상파 화가들을 위해  물심양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는 점입니다. 너그럽고 인정 많은 착한 성품에  부유함까지 갖춘 그는 본인의 작품을 생계를 위해 팔 이유가 전혀 없었기에  상업적으로 실패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동료 화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사주었으며  모네와 피사로 같은 재능 있는 화가들의 생활비 및 작업 활동비도 아끼지 않고 지원해주었습니다.  또한 인상파 화가들의 전시 기획, 홍보를 위한 재정적 지원까지 거침없이 지원해준 것을 보면 인상파 화가들의 진정한 후원 가이자  컬렉터였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훌륭한 후원자였지만 본인도 재능이 출중하여 스물이 넘어 본격적인 그림 공부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놀랍도록 뛰어난 기술과 탁월한 표현력을 보여줍니다.  그의 이런 재능은  모네, 르누아르 등 인상파 주요 화가들에게도 인정받아 친구가 되어 같이 자주 야외로 그림을 그리러 나가곤 했습니다. 그의 그림체는  인상파라기보다는 화가 친구들의 다양한 화풍의 영향을 받아  고정된 테크닉이나 스타일이 아닌 사실주의 그림에 가까운 느낌을 받습니다. 그는  파리의 일상적인 풍경을 주로 그렸는데 특히 길 위의 파리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모습, 거리, 도로, 광장들을 독특한 구도와 대담한 원근법으로 표현했습니다. 1880년대에는 센느 강변 부근에 정착해 여유롭게 카누와 요트를 즐기며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작품에도 주요 소재로 카누, 요트, 강변 풍경이 많이 등장합니다. 카유보트의 그림에서는 치열하게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고된 삶을 표현한 그림이 거의 없습니다. 아무래도 작가 본인의 현 상황이 부유하고 여유가 넘치기에 생계를 위해 그리는 그림이 아니어서일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그의 그림들은  소장하고 있던 드가, 모네, 르누아르, 세잔 등의 인상파 거장들의 중요한 작품 컬렉션들을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할 때 포함시키지 않아서 전시회에서 전혀 볼 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판매 의향도 없었으므로 시장에서도 잊힌 화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가 화가보단 수집가와 후원자로 더 알려진 이유입니다.  그가 그림을 그린 건 순수하게 그림 자체를  좋아해서 취미 삼아 그렸을 뿐 본인의 작품으로 어떠한 개인적 명예나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동료 화가들을 물심양면 엄청나게 지원하고 후원하며 작품을 사주었던 대단한 선한 부자의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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