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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읽기

고흐가 바라본 시골마을의 여름 바다

꿈꾸는 한여사 2022. 11. 1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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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트 마리드 라메르의 바다 풍경 |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 1888

 

 1888년에 완성한 이 유화는 고흐가 프랑스 남부 아를을 여행하던 중에 생트 마리 해변의 여름 풍경을 고흐 특유의 채색법으로 감각적으로 잡아낸 작품입니다.  물감층에서 발견된 모래 알갱이를 통해 이 작품이 바닷가에서 그려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림 위 쪽을 보면 배 세척을 원근법으로 배치해 마치 관람객이 배를 타고 바다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과감하고 대담한 붓질로 캔버스에 칠한 파도는 파란색과 하얀색 외에도 특이하게 초록색과 노란색을 사용했는데 고흐는 팔레트 나이프를 사용해 이 색상들을 칠함으로써 빛이 파도를 통과하는 효과를 기막히게 표현했습니다. 말하자면 고흐는 지중해 색상에 대해 열광적이었는데 그가 쓴 글에는 '고등어 같은 색상인데  다른 말로 하면 변화하는 색상이다. 초록색이 될지 보라색이 될지 늘 알 수 없고 늘 파란색일지도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잠시 후 바뀐 상이 분홍색이나 회색빛을 띨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적었습니다. 늘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파도의 색을 고유의  시선으로 포착한 말입니다. 전면에 뚜렷이 보이는  밝은  빨간색 서명은 '초록 속 붉은 악센트'의 의미로 의도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다소 거칠지만 역동적인 파도 물결과 다채로운 바다 색상을 시원하고 청량감 있게 잡아낸 고흐만의 시선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명작입니다.

마음이 답답한 날, 몹시 무더운 여름날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눈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작품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 ( Vincent van Gogh 1853~1890)

 빈센트 반 고흐는 네덜란드 출신의 프랑스에서 활약한 후기 인상주의 화가입니다. 화랑에서 그림을 판매하는 점원이었던 고흐는 27세에 화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초기에는 밀레의 그림에 강한 감동을 받아 주변의 소박하고 힘든 노동자, 농민, 하층민들의 고단한 삶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초기 그의 그림들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즉, 이 시기에는 어둡고 비참한 주제가 특징적이었습니다. 당시의 대표작으로는 <감자를 먹는 사람들 1885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칠고 어두운 분위기가 풍기는 고흐의 그림들을 비난하고 외면하는데 그런 고흐를 인정하고 지지해준 단 한 사람은 정신적 지주이자 지원을 해주었던 동생 테오였습니다. 평생을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각별한 형제애 및 고흐의 생각과 일상, 작품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1886~1888년 후기로 가면서 생동감과 화려한 색감의 일본 우키요에 그림과 인상파에 깊은 영향을 받아 칙칙하고 무거운 화풍에서 밝고 강렬한 색감의 화풍으로 바뀌게 됩니다. 복잡하고 힘든 도시 생활에 지친 고흐는 1888년 프랑스 남부의 작은 시골마을인 아를에 정착하면서 시골의 아름다운 자연의 색깔에 매료되어 하루 종일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이 시기의 작품들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흐만의 강렬한 색채의 보색 대비와 거친 붓 터치가 인상적인 그림 스타일이 완성된 시기입니다. 

고흐는 거의 언제나 소재를 눈앞에 두고 그렸는데 즉, 자신의 기억이나 생각에 의존해 그린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소재를 사실적으로 그대로 재현하는 것보다는 소재가 지닌 본질과 특성에 초점을 맞춰 소재에서 느낀 감정을 독특한 색감과 기법으로 표현하는 것이 그에게는 더 중요했습니다.  

  고흐는 물감을 희석하지 않고 걸쭉하게 칠하는 표현법을 사용했는데 가끔씩 물감을 튜브에서 짜내 직접 화폭에 묻혀 바르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물감을 두텁게 칠함으로 인해 입체적인 붓 자국이 나타나게 되는 고흐 특유의 붓놀림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900여 점의 페인팅, 1,100여 점의 드로잉 및 스케치 등 총 2000여 점의 작품들을 남긴 그는 안타깝게도 살아생전 작품 세계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단 한점 판매가 되어 평생 가난과 정신적 질환으로 고통받았습니다. 그리하여 37세의 너무나 짧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비운의 화가이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불꽃같은 인생을 살면서 강렬한 명작들을 남겼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그의 마지막 생애 2년 동안 그려진 그림들입니다. 사후에 더 유명해지고 알려진  그의 작품들 중 <가셰 박사의 초상>, <아이리스>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거래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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