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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집은 일주일 중 월,금 저녁 8시 항상 정확하게 쓰레기를 내놓는다. 그런데 그 쓰레기들은 항상 부피가 성인이 들어갈 정도의 큰 마대자루에 담겨 있었다. 쓰레기인지도 확신이 안선다. 부엌창문으로 훔쳐보듯 본거라 어렴풋이 쓰레기일거라 추측해본거다. 옆집에 거주하시는 70대이신 조용하고 인자한 할머니께서 늘 같은 시간에 그 쓰레기 마대자루?같은 봉투를 별로 힘들이지 않고 내놓는 걸보니 그렇게 무거운 쓰레기는 아닌듯하다. 그런데 이상한건 그렇게 내놓은 쓰레기는 쓰레기차가 수거해가는 것이 아니라, 자정 12시쯤 어디서 왔는지 3~4명의 성인 남여가 고물포터를 끌고와서 짐칸에 싣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기이한 풍경이 시작된지 딱 한달이 되었다. 정확히 옆집 할머니의 아들이 000나라로 간 뒤부터. 할머니는 30대 외동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아들은 마을 사람들얘기로는 천재적인 과학자로 최근에 어떤 거대한 프로젝트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프로젝트를 성공 시키기 위해 0000나라로 갔다고 하는데...거기서 대체 무엇을 하길래? 그곳은 내전으로 매우 위험한 나라로 알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무엇이길래? 난 옆집과 오고가며 가벼운 목례인사만 나눈 사이라 대놓고 물으러 가자니 이상한 사람으로 오인받을 것 같고... 그런데 너무너무 궁금하다. 도대체 저 쓰레기같은 마대자루에 무엇이 들었고, 가져가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어느 금요일 저녁 어김없이 저녁8시가 되자 그 할머니는 쓰레기봉투를 내놓고 집안으로 사라지셨다. 설거지를 급하게 마치고 ,난 우리집 쓰레기를 들고 자연스럽게 내놓으며 옆집 그 수상한 쓰레기봉투를 향해 걸어갔다.
가로등 밑에서 본 그 쓰레기는 ...역시 쓰레기봉투를 가장한 커다란 마대자루였고, 위엔 노끈으로 정성스럽게 묶여있었다. 그리고 마대자루 앞엔 포스트 잇에 매직으로 "마지막 100. 끝" 이라는 알 수 없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주변엔 아무도 없다. 늘 이시간엔 산책나오는 사람들도 없는 시간대라 난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아님 호기심이 더 앞선건지, 조심스럽게 노끈을 풀고 안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안엔...역시 쓰레기가 아니었다. 뭐지? 이건? 풍선같지만 풍선보다 10배는 큰 고무재질에 투명비닐같은것이 겹쳐져 있고 입구쪽엔 집 티비리모컨과 비슷한 물건이 단단하게 붙어있었다. 그런데 깃털처럼 엄청 가볍다. 무슨 소재지? 이건? 더 뒤적거려보니 이렇게 똑같이 생긴 이상한 물건이 엄청 많이 들어있는 거였다. 난 하나를 가로등 불빛아래서 자세히 보려고 끄집어내다가 순간 헉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바로 몇걸음 앞에 언제 오셨는지 옆집 할머니가 팔짱을 끼시고 날 지긋이 쳐다보고 있으신게 아닌가. 난 너무 창피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해서 급하게 죄송하다고 호들갑스럽게 외치며 그 이상한 물건?을 들고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는데, 순간 할머니는 내 손에 들린 그 왕풍선?같은 물건을 조심히 빼내시며 말씀하셨다." 이게 무엇인지 그렇게 궁금하셨군요. 그럴만도 하지.. 그런데 이게 무엇인지 말해주기전에 나랑 하나 약속해 주실 수 있겠어요? 절대 다른 마을이나 타지역에 소문내고 말하지 않겠다고..." 난 왠지 절대 말하면 안될 것같은 부드럽지만 강한 음성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들어보기도 전에 이건 절대 나쁜일이 아니라는 말할 수 없는 믿음이 생기는건 왜인지? 할머니는 일단 자기 집에서 차한잔 마시며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거리에 서서 얘기하기엔 다리가 너무 저릴거 같다고 웃으시면서.
할머니 집은 아담하고 소박했지만 따뜻한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편하게 감싸주었다. 그리고 그때였다.거실 전체 화이트 보드에 자석 핀으로 꽃힌 수많은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본 것은. 그 사진들은....전부 신생아부터 7살정도의 어린아이들 사진이었다. 사진속 아이들 행색은 공통적으로 초췌하고 헐벗은 분위기였지만 밝게 웃는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폴라로이드 밑엔 아이의 이름과 생일, 주소같은게 적혀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응? 주소가... 전부 여기 이마을 주소들이잖아? "놀랐죠? 이 아이들은 누구인지.. 이 아이들은 1년전에 찍은 000나라의 아이들이랍니다. 그 나라는 알다시피 내전과 대지진으로 인구 반이 몰살되거나 건물에 깔려서 죽었어요. 이 아이들은... 내전으로 죽거나 지진에 깔린 부모들이 필사적으로 살려낸 아이들이랍니다. 즉, 고아들이죠... 우리 아들은 과학자로 아이들이 늘 미래라고 생각하는 착한 아이였어요. 그래서 이 나라 소식을 듣고 1년동안 이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고민하다 우리 마을로 데려오기로 결심했답니다. 무려 800명을 말이죠.. 그러나 내전이 한창인 나라에서 아이들 800명을 데려오는건 거의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이 거대한 풍선?들을만들었답니다." 들을 수록 경악할 얘기에 입을 쩍 벌리고 듣는동안 할머니는 그 풍선같은 물건을 바닥에 펼치고 리모컨같은 그 기계에서 버튼 하나를 눌렀다. 그러자 기계에서 초음속 속도로 바람이 나오며 순식간에 풍선이 아이들이 들어갈 만한 크기로 커졌다. 흡사 투명한 거대한 비누방울 같았다. "자, 이게 최대 크기에요. 7살아이정도 체구까지는 들어갈 수 있답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곁에 조용히 앉아있던 검은색 고양이를 입구가 벌려진 그 풍선안으로 집어넣고 또한번 버튼을 누르셨다. 그러자 신기하게 그 풍선은 고양이가 편안함을 느낄정도의 공간으로 순식간에 자동 축소되며 밑 입구까지 완전히 막았다. 이번엔 하나의 거대한 전구같은 모양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이 공간으로 들어가면 자동으로 아이가 앉아있을때 가장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져요. 그리고, 이 리모컨에는 내비가 있어 자동항법장치로 물위를 시속 300키로로 소리없이 간답니다. " 난 너무 놀라 할말을 잃었다. 어떻게 이런 이동수단을 만들 수가 있지? 할머니는 리모컨의 다른 버튼을 또 한번 누르셨다. 그러자 이번엔 리모컨에서 수많은 초미세 쇠판?들이 나오며 초음파같은 높지만 아주 미세한 삐~소리와 함께 엄청나게 빠르게 진동을 하기 시작했다. " 이건 울아들이 발명해서 어떤 원리인진 저도 설명을 잘 못하겠지만, 물위를 마찰없이 엄청난 속도로 이동시켜주지요. 이렇게 해서 아이들 한명한명은 000해협 바다를 통해 편안하고 빠르게 우리 마을에 올수가 있어요" "그럼, 몇명씩 오나요?" "한번에 올때 100명씩 건너온답니다." 난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오면 바로 발각이 되지 않을까? " 저녁 7시쯤 그 나라에서 출발해요. 밤늦은 시간이 제일 좋긴 하지만 많이 춥기 때문에 아이들이 버티지 못할 수가 있거든요." "아니, 그럼 더 이해가 안가는데요. 저녁 7시는 그래도 해가 좀 남아있어서 이 많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바다에 앉으면? 바로 군인들한테 발각될텐데요." 할머니는 그 얘기가 나올줄 알았다는 듯이 희미하게 웃으시며 말없이 리모컨 스위치 하나를 더 누르셨다. 그러자.. 검은 고양이가 들어있던 그 투명한 전구같은 풍선이 갑자기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아니, 이게 무슨? "투명망토 아시나요? 주변 사물과 똑같이 바껴서 해리포터의 망토라는 별명이 붙었지요. 이 풍선은 사라진게 아니에요. 사라진척 한 거죠". 아 ,,,이게 영화나 말로만 듣던, 그 획기적인 신기술이구나.. 어쩐지 풍선같은 재질에 비닐같은 천조각이 붙어 있다 했는데,,, 이게 그거였구나! 이제 이 획기적인 비밀 운송수단?의 궁금증은 거의 풀렸는데, 그럼 새벽에 와서 이 짐들을 싣고 사라지는 사람들 정체는 뭐지? " 그 사람들은... 우리마을 사람들이에요. 우리 마을이... 아이들이 없는 마을인거 알고 있죠?" 아.. 맞다. 우리 마을은 사고나, 아님, 아이를 갖고 싶어도 생기지 않는 불임부부들이 공동으로 만든 마을이다. 그래서 성인들밖에 없다. 난... 둘다에 해당하지 않고 특수한? 케이스로 이 마을에 정착할 수 있었지만.. 인구 1000명의 작은 소도시급 마을이지만 전부 성인들만 있다. 이 마을이 생긴것도 몇년안된다. 아니, 그럼.. 잠깐 이것도? 할머니는 이제 눈치챘냐는 듯이" 이제 알것 같나요? 네. 우리 아들이 이 마을을 만들었고, 최초시장이랍니다. "이제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듯 했다. 한 사람의 위대한 생각과 아이디어가 800명의 고아들을 살려냈다. "월, 금요일 마다 아이들 100명씩 도착하는 000항구로 그 날 대표 어른 3~4명이 마중하러 간뒤, 싣고간 이 풍선들은 다음에 올 아이들 100명을 위해 2명은 밀항선을 타고 우리 아들이 있는 000나라로 잠입하는 거지요. " 내가 또 이해가 안가서 말을 하려는 찰나, " 그 어른들도 물론 이 해리포터 망토를 입어야겠지요?" 하시면서 할머니는 이번엔 진짜 투명망토를 두르셨다. 이 엄청나고 위대한 프로젝트에 난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드디어 오늘이 마지막 100명이 들어오는 날이에요." 딱 한달 걸렸다고 한다. 매주 월,금 .. 100명씩 기적의 운송수단을 이용해서 들어오는 마지막 100명의 아이들.. 그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줄 따뜻한 어른들은 이미, 이 마을에 있다. 이런 기적을 내 생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아 , 그럼 이미 도착한 700명의 아이들은 어디에 있나요? " 그건 이상했다. 한번도 아이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본적이 없는데.. 할머니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시며 " 이미 그 아이들은 갈 집이 정해져 있어요. 즉, 부모들이 이미 있다는 거지요. 사진 밑에 적혀있는 집주소가 그들의 집인걸요. 하지만... 마지막 100명의 아이들이 도착하면 그때 그리고, 아들이 들어오면 이 마을이 완성될 거에요. 오늘이 마지막 날이에요. 그 아이들이 어디있는지 궁금하겠지만, 조금만 참아줄래요? 곧 볼 수 있을거에요." 난 아! 순간 알 것 같았다. 아이들이 어디 있을지..가슴 뭉클해지는 벅찬 감동에 말을 더 이상 할 수 없어 함박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 위대하고 따뜻한 모자의 기적의 프로젝트에 나도 기꺼이 행복한 동행자가 되는 순간이다.
* 완전 산으로 가는 소설을 썼네 썼어... 그래도 어찌됐든 오늘 글짓기는 무사히 마무리한 걸로 만족할 뿐이다.
모든 소설가님들 너무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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